평범한 한 농부의 벼로부터 추출해낸 발모 촉진제
아직 머리가 돋는 약은 없지만
평범한 농부의 개구쟁이 같은 생각을
그대로 실천해서 결과를 얻었다고 한다.
1986년 일본을 들썩이게 한 사건이다. 많은 탈모증 환자들을 설레게 한 이 발모 촉진제의 발명은 다름 아닌 평범한 농민인 이토의 손에 의해 이루어졌다.
"오호, 이것 보게. 이 녀석들의 뿌리가 얽히고 설켜서 꼭 수세미 같구먼......"
그는 벼들의 뿌리를 보다가 재미있는 아이디어를 떠올리게 되었다.
"이 얽힌 뿌리들을 목욕 타월 대신에 쓰면 어떨까? 억세지도 않고, 부드러워 보이는데......"
그는 이 개구쟁이 같은 생각을 그대로 실천해서, 당장 집에서 목욕타월 대신에 벼 뿌리를 쓰게 되었다. 감촉도 생각보다 좋아 이토도 나름대로 꽤 만족하였다.
"아니, 이토 씨. 우유목욕이라도 했어요? 살결이 소년처럼 뽀얗게 돼선......"
이웃집 남자의 악의 없는 농담에 이토는 슬그머니 웃었다.
"대머리가 되는 것은 두피가 건조하기 때문이라니까, 혹시 두피가 부드러워지면 머리카락이 나게 될지도......."
이토는 머리카락이 듬성듬성 드물게 남아 있는 정수리를 조심스럽게 매만지며 정성스럽게 벼뿌리로 문질렀다. 그러는 동안 그의 마음은 점점 간절해져 갔다.
"제발 아주 조금이라도 머리카락이 났으면......."
그의 간절한 기도 때문일까? 한 달 후에 그는 이발사로부터 반가운 인사를 듣게 되었다.
"축하해요, 이토씨. 청춘이 돌아오는가 보군요. 머리카락이 조금씩 나기 시작해요."
물론 이토는 이 말에 뛸 듯이 기뻐했다. 아마도 그는 이 순간에 새로운 인생 사업의 시작을 계획하고 있었을 것이다.
이토의 대머리 치료에 대한 소문은 여름 북풍만큼이나 빠르게 일본 열도로 퍼져 나갔다. 그리고 벼로부터 추출한 대머리 치료약에 대한 소문도 함께 퍼졌다. 약의 효능을 경험한 사람들이 속속 나타나면서, 탈모증 환자들에게 한가닥 희망을 갖게 했다.
드디어 이토의 대머리 치료약은 일반 대중에게는 물론, 각계 전문인사들에게까지 알려지고 급기야 화장품 회사에 의해 상품화되기에 이르렀다. 이토 자신도 미처 생각지 못했던 엄청난 결과인 것이다.
벼의 뿌리 엑기스를 원료로 한 이 발모제는 1986년 5월 21일부터 본격적으로 상품화되어 판매되고 있다.
평범한 한 농부의 화려한 변신이 눈부시게 펼쳐진 것이다.
아직 머리가 돋는 약은 없다.
다만 방지제는 세계 각국에서 활발히 연구 중이며,
이 사례도 그 일환으로 평가될 따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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